Good Story

수세미

※ 본 건강칼럼에서 제공하는 정보는 굿베이스 제품과는 무관합니다.
  • 한형선 약사 hanyaksa@naver.com

    • 중앙대학교 대학원 약학석사

    • (현) 모자연약국 대표약사

    • (전) 대한약사회 한약교재 집필위원

    -주요 저서-

    • 2016년 요리하는 약사 한형선의 푸드+닥터 출간

    -주요 경력-

    • KBS 여유만만, MBN 엄지의 제왕, 채널A 나는 몸신이다 외
      다수 프로그램 및 강연 진행

<건강한 한 해를 위한 전지적 조언 시점 제3탄>

수세미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설거지일 겁니다. 특히 튼튼한 그물망과 세정력을 가진 늙은 수세미는 합성 수세미가 나오기 전까지는 설거지의 필수품이었습니다. 수세미의 효력은 비단 그릇 세척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우리 몸 구석구석 숨이 있는 ‘찌꺼기 세척’에도 요긴합니다. 하여 예부터 수세미는 열매뿐 아니라 꽃, 뿌리, 덩굴, 잎사귀까지 모두 귀한 약재로 쓰였습니다.

 
폐와 기관지, 알레르기성 질환의 성약

 

충북 청주에 사는 지인의 집을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집으로 초입부터 텃밭까지 온통 수세미 천지였습니다. 수세미가 덩굴 터널을 만들어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모양이 매우 인상 깊었던 기억이 납니다.

지인이 집 주변을 온통 수세미밭으로 만든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수세미를 발효시켜 계속해서 먹고 줄기를 잘라서 모은 액을 피부에 발랐더니 오랫동안 고생하던 알레르기성 피부염과 비염이 없어지고 심지어는 치질 증상까지 좋아지는 경험을 했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게는 주방용품의 대명사로 익숙한 수세미는 박과에 속하는 덩굴성 한해살이풀과로 매년 7~10월에 꽃과 열매를 피우고, 토양 적응성이 높아 우리나라 전역에서 잘 자라는 식물입니다. 지인의 경험처럼 예부터 수세미는 열매부터 꽃, 뿌리, 잎사귀까지 귀한 약재로 활용되어 왔습니다. <본초강목>에는 '하늘이 내린 비단수'라 해서 수세미의 줄기를 잘라 모은 액을 ‘천라(天羅)’ 또는 ‘천라수(天羅水)’라고 기술했으며, <동의보감>에서는 목과 코를 위해 수세미를 달여 마시거나 가루, 즙으로 매일 먹으면 좋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한방에서는 늙은 수세미의 외피를 벗겨 설거지용 수세미로 사용하는 그물망 섬유질을 사과락(絲瓜絡)이라고 부릅니다. 사과락은 폐의 열을 내리고 가래를 삭여주는 작용(淸熱化痰)이 있어 폐에 생긴 화병(火病)으로 숨이 차고 폐가 건조해서 생기는 잦은 기침과 가래, 코막힘, 비염 등 호흡기질환과 가슴 부위에서 느끼는 흉협부의 통증, 근육이 뭉치고 사지가 마비되는 통증이나 신경통, 유즙분비가 잘 안 될 때에도 주로 사용해왔습니다.1

 

 

수세미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중동지역에서도 많이 재배됩니다. 사막 지역 특성상 먼지로 인한 호흡기질환에 취약했던 중동 사람들은 먼지와 모래로부터 코와 목을 지키는 식품으로 수세미를 애용해 왔다고 합니다. 하여 예부터 이집트에서는 수세미를 ‘하늘이 내려준 물’이라고 불렀고, 파라오가 즐겨 먹었다는 기록도 전해집니다.

세계보건기구(WTO)가 발표한 미세먼지 발생 지역이 고대 수세미 재배 지역이 일치할 정도로 호흡기 질환이 많은 지역에서는 예부터 수세미 재배가 많았습니다. 실제로 수세미는 비염, 천식, 축농증의 성약이라고 할 정도로 효능이 있어 환절기나 황사, 미세먼지로 인한 호흡기 질환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 매우 유용한 식물입니다. 이는 수세미가 다량 함유한 쿠마르산(Coumaric acid) 성분이 강력한 항염 물질로 호흡기 질환에 도움을 주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수세미는 식이섬유와 비타민 A, 비타민 C 등 비타민과 망간·칼륨·아연·철분 등의 각종 미네랄뿐만 아니라 생리활성성분인 사포닌(Saponin), 키틴(Chitin), 아르기닌(Arginine), 쿠마린(Coumarine) 등 우리 몸에 좋은 성분을 다량 함유하고 있습니다.2-3

 

 

 
끓이고, 마시고, 볶고… 다양한 수세미 요리법

 

수세미는 그 모양이 흡사 긴 호박처럼 생겼습니다. 하여 종종 ‘수세미오이’라고도 불렸습니다. 덩굴식물인 수세미는 주위의 기둥을 감고 위로 올라가 시원한 덩굴 그늘을 만들어줄 뿐 아니라, 샛노란 꽃이 피어 보는 즐거움도 선사합니다. 대개 7~8월 즈음 한창 더울 때 맺은 열매는 차나, 즙, 나물 등 다양한 요리로 활용되었습니다. 특히 비타민이나 무기질, 당분 등 우리 몸에 필요한 물질을 다량 포함하고 있어서 건강기능성식품이 마땅하지 않았던 시절부터 건강식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가장 대중적인 수세미 섭취 방법은 바로 차로 끓여 마시는, 수세미차입니다. 재료를 잘 다듬어서 끓이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만드는 법 역시 쉽습니다. 먼저 수세미를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어서 1cm 두께로 다듬은 후 가능하면 햇볕에 완전히 말리면 됩니다. 자연 볕에 건조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야채 건조기를 사용해도 무방합니다. 잘 말려진 수세미를 적당량 넣어 물과 함께 30분 정도 끓이면 수세미차가 완성됩니다. 건수세미를 믹서기에 돌려 가루를 내서 먹어도 됩니다. 수세미는 폐의 열을 내려주면서 소염작용을 하기 때문에 기관지염이나 천식, 축농증에 효과가 있을 뿐 아니라 식이섬유가 풍부해서 배변 활동도 쉽게 해줍니다.

단 맛을 좋아한다면 수세미청을 만들어 음용하는 방법을 추천합니다. 수세미 손질은 차를 끓일 때와 같습니다. 단 건조하는 대신 손질한 수세미를 유리병 같은 큰 용기에 넣고, 켜켜이 설탕을 올려 3개월 정도 숙성시키면 됩니다. 대부분의 청을 만들 때처럼 수세미와 설탕의 비율은 1:1입니다. 어느 정도 숙성이 된 청은 물에 타서 마시거나 즙으로 소량씩 마시면 좋습니다. 단 설탕 양이 적거나 숙성 기간이 오래 되면 자칫 맛이 써질 수도 있으니 단맛을 좋아한다면 마실 때 꿀이나 설탕 등을 넣으면 좋습니다.

알레르기성 질환을 가진 아이가 있다면 주스로 만드는 방법도 있습니다. 수세미는 참외나, 사과, 배와 같은 당도가 높은 과일과 잘 어울리기 때문에 아이가 좋아하는 과일과 함께 주스기에 내리면 맛있게 음용할 수 있습니다.

수세미는 한 끼 식사가 가능한 요리 재료로도 좋습니다. 가장 쉬운 요리는 아마 수세미죽일 겁니다. 수세미 1개를 사용할 경우 쌀을 50g정도 넣어서 죽을 만들어 먹으면 속까지 편안한 건강식으로 손색이 없습니다. 이외에도 수세미를 활용한 요리는 다양합니다. 볶음, 무침, 전, 파스타 등 어떤 요리의 식재료로 활용이 가능합니다.

옛말에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 했습니다. 아무리 좋은 음식이라도 식재료의 성질과 음용법 등을 제대로 알고 섭취해야 그 효과를 온전히 볼 수 있습니다. 수세미 역시 다르지 않습니다. 수세미는 찬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예부터 몸이 찬 체질인 경우 수세미를 가까이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특히 임산부는 찬 음식을 먹는 것이 좋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춘삼월’이라고 하죠. 봄은 꽃과 함께 찾아옵니다. 난분분 춤추는 꽃놀이 구경에 벌써 설레는 이들도 있겠지만,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는 이들에게는 외출이 괴로운 계절이기도 합니다. 더욱이 미세먼지뿐 아니라 황사까지 더해지니 호흡기 질환에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식기의 오물을 세척하는 주방의 필수품으로 여겼던 수세미는 알고 보면 우리 몸에 더없이 좋은 약재입니다. 호흡기 질환뿐 아니라 면역기능 향상과 항산화 작용 등 약리학적 작용 또한 뛰어납니다. 현대에 들어와 천연약용식물로서의 수세미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는 것도 이 같은 효능 때문입니다. 너무 흔해서 그 귀함을 모를 때가 있습니다. 아직까지 수세미의 효능을 몰랐다면, 이번 기회에 제대로 알아보면 어떨까요?

 

 

※ 참고 문헌
1) 본초학 전국한의과대학 p424
2) Antioxidant Constituents in the Fruits of Luffa cylindrica (L.) Roem
Du Q, Yuanjin Xu Y, Li L, Zhao Y, Jerz G, Winterhalter P.
J. Agric. Food Chem., 2006, 54 (12), pp 4186–4190
3) Intracellular distribution of the hydrophobic triterpene, bryonolic acid, in cultured cells of Luffa cylindrica L. Shimakura J, Cho HJ, Tanaka S, Fukui H, Kamisako W, Tabata M
Plant Cell Rep. 1993 Mar;12(5):264-7. doi: 10.1007/BF00237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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