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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긋한 봄의 향기를 머금은, 쑥

봄이 찾아오려나 봅니다. 여전히 쌀쌀하지만, 조금씩 따뜻해지는 것을 보니 봄이 살금살금 다가오는 것이 느껴지네요. 봄은 계절의 시작답게 만물이 태동하는 시기입니다. 식물이 싹을 트고, 겨울잠을 자던 동물들이 활동을 시작하는 시기인 봄. 봄은 자체로도 사랑스러운 계절입니다만, 향긋한 봄 나물 덕분에 식탁이 풍성해지고 입이 즐거워지다 보니 더욱 행복한 계절이죠. 오늘 소개해드릴 제철 소재 역시 봄의 향기가 물씬 나는데요. 바로 향긋한 쑥입니다. 쑥은 정말 친숙한 봄 나물 중 하나인데요.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기도 하지만, 단군 신화에서부터 등장할 정도로 오래 전부터 우리와 함께한 나물이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오랜 세월 우리의 식탁을 향긋하게 해준 쑥, 오늘은 쑥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 합니다.

쑥, 민족의 세시 풍속과 함께하다

단군 신화를 모르는 분은 없을 것 같습니다. 단군은 우리 민족 최초의 국가인 고조선을 세운 시조로, 이 고조선 건국을 기념하는 날이 바로 개천절이죠. 단군 신화는 고조선의 시조인 단군의 탄생과 관련한 이야기입니다. 옛날에 환인의 아들 환웅이 인간 세상에 관심이 있어, 환인이 환웅에게 천부인 세 개를 주며 인간 세계로 내려 보내 세상을 다스리게 합니다. 이 때, 곰과 호랑이 한 마리가 환웅에게 사람이 되기를 빌었습니다. 환웅이 곰과 호랑이에게 쑥과 마늘을 건네며, 이것을 먹고 백 일 동안 햇빛을 보지 않으면 사람이 될 수 있다고 했죠. 하지만 호랑이는 이 금기를 지키지 못해 사람이 되지 못했고, 곰은 웅녀가 됩니다. 환웅이 잠시 사람으로 변해 웅녀와 혼인을 하여 아들을 낳았는데, 이 아들이 바로 단군왕검입니다.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이 단군 신화에 등장하는 쑥은, 그 역사만큼 오래 전부터 우리 민족의 세시 풍속에도 함께 해 왔습니다. 

특히 단오에 쑥이 많이 활용되었는데요. 한때는 설, 추석과 함께 우리 민족의 가장 큰 명절 중 하나였던 단오. 단오는 음력 5월 5일로, 양기가 가장 강한 날로 여겨져, 단오에 잡귀를 물리치고 집안의 재액을 없앨 부적을 쓰곤 했습니다. 귀신이 음기(陰氣)를 좋아하고, 양기(陽氣)를 꺼린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양기가 가장 강한 날인 단오에 귀신과 재액을 쫒을 부적을 쓴 것이죠. 이때, 쑥이 부적과 비슷한 용도로 사용되기도 했는데요. 조선시대에는 왕이 단오에 쑥호랑이(艾虎)를 신하들에게 나눠주었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진한 쑥의 향기와 호랑이가 귀신, 재액, 그리고 잡신을 막아준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쑥호랑이, 애호는 머리에 꽂거나 문에 매달았다고 하네요. 일반적인 백성들은 단오에 약쑥 한 다발을 대문 옆에 걸어 놓아 재액을 쫓았다고 합니다. 또한, 단오는 양의 기운이 가장 강한 날이라, 양으로 여겨지는 태양의 기도 가장 강하다 여겨지는 날이기도 했습니다. 때문에 약초를 많이 뜯어 말렸는데, 특히 오시(午時)에 뜯은 쑥이 약효가 가장 좋다고 생각해 쑥을 많이 뜯었다고 합니다.

비슷하지만 또 다른, 다양한 쑥

우리나라의 시작에서부터 함께한 쑥은 오랜 세월 약재로도 사랑 받아왔습니다. 한의학에서 쑥 자체를 약재로 사용하기도 했고, 말려서 뜸을 뜨는데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여전히 단오 무렵에 채취하는 쑥이 가장 약효가 좋다고 여겨지는 점은, 여전히 쑥이 건강에 좋다는 믿음이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실제로 오랜 세월 한의학과 민간 요법에서 이야기하는 쑥의 효능이 입증된 것들도 있습니다. 쑥은 지역과 주변 환경에 따라 영양 성분에 차이가 있지만, 탄수화물, 식이섬유, 칼슘, 칼륨, 베타카로틴, 비타민 K1 등 다양한 영양소가 풍부하게 들어 있는 산채라고 합니다. (출처 국립농업과학원) 

하지만 모든 쑥이 몸에 좋은 것은 아닌데요. 쑥은 국화과의 다년초로, 아시아, 유럽, 북아메리카까지 거의 전 세계에 걸쳐 분포하고 있으나, 분포지역이 넓은 만큼 변종이 많습니다. 우리나라에서만 약 29종의 변종이 기재되어 있다고 할 정도인데요. 유럽의 향쑥은 압생트라는 술의 재료로 사용되었는데, 환각과 중독을 일으킨다고 하여 한 때 생산이 중단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압생트의 위험이 다른 술보다 크게 높지 않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다시 생산되고 있다고 하네요. 향쑥 이외에도 유럽에는 서던우드, 웜우드(쓴쑥) 등 다양한 종의 쑥이 있는데, 벌레를 쫒는 용도로 많이 사용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여름에 말린 쑥을 모깃불로 사용하고는 했으니, 이 점은 유럽이나 한국이나 같은 것 같네요!

쑥과 함께 좋은 봄의 기운만 담아보세요~

오랜 세월 우리의 입을 즐겁게 해주었던 쑥. 여러분께서는 어떤 쑥 요리를 가장 좋아하시나요? 자주 접하게 되는 쑥 요리는 떡이 아닐까 하는데요. 쑥으로 만든 개떡부터 시작해서, 담백하면서 향긋한 쑥을 느낄 수 있는 쑥버무리(쑥설기), 쫀득하고 고소한 쑥절편 등 쑥이 들어간 떡은 종류도 다양하지만 모두 맛이 좋은데요. 이렇게 맛있는 쑥떡을 즐기는 것도 좋지만, 우리가 잊고 있었던 쑥에 담긴 여러 이야기들도 다시 돌이켜보았으면 좋겠습니다. 민족의 세시 풍속을 함께 해왔던 쑥. 나쁜 기운을 쫓아준다 하여 봄이면 문 앞에 걸어놓고는 했던 오랜 풍속을 기억하며, 쑥과 함께 나쁜 기운은 멀리하고 좋은 봄의 기운만 듬뿍 담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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